문동주가 류현진처럼 ‘투수’로 진화한다는 증거

문동주가 류현진처럼 ‘투수’로 진화한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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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변화구가 발전하고 변형 패스트볼이 득세하는 시대라고 해도, 타자들이 가장 치기 어려운 공은 여전히 엄청나게 빠른, 그리고 제구까지 되는 패스트볼이다. 기본적으로 대처할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문동주는 그런 측면에서 천부적인 어깨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그 빠른 공이 꼭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속은 KBO리그 1등이다. 하지만 아직 성적이 1등은 아니다.

모든 투수는 당연히 구속에 대한 욕심이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인 문동주라면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너무 빠른 공을 던지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히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이어 갈 수 있는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역시 빠른 공을 던지는 팀 동료 코디 폰세의 생각도 같다. 폰세는 “이미 리그에서 가장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동주는 1이닝을 던지는 불펜 투수가 아니다. 스태미너를 6회 이후, 100구 이상까지 끌고 가야 하는 선발 투수다. 초구부터 100구까지 강한 공을 계속 던질 수는 없다. 인간의 한계다. 문동주는 지난해까지 그런 완급 조절에서 다소간 아쉬움이 있었다. 빠른 공은 시원시원하지만, 보통 구속 추이는 1~2회에 최고 구속을 찍고 이후로는 힘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경기 중반 위기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경기가 제법 있었다.

그런 문동주가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동주는 올해 시즌 7경기에서 35⅔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순항 중이다. 어깨 문제로 시즌 출발이 다소 늦기는 했지만, 복귀 이후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며 팬들과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지만, 이제는 빠른 공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안 되는 선수로 변신한 덕이 일정 부분의 지분을 차지한다는 평가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문동주의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751구(측정된 데이터 기준)의 평균 구속은 시속 153.0㎞였다. 딱 95마일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는 측정된 244구의 평균 구속이 151.8㎞로 지난해보다 조금 떨어졌다. 문동주가 빠른 공을 최고 자산으로 삼는 투수라고 생각하면, 구속이 떨어지면 성적은 떨어져야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올해 피안타율은 0.209,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5에 불과하다. 완급 조절의 힘이다. 문동주는 지난해부터 포크볼의 비중을 높여 올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시속 150㎞대 중반의 패스트볼과 짝을 이룰 수 있는 이론상 최고의 무기다. 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의 완성도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아지자 패스트볼은 더 구속을 끌어올리지 않아도 체감적으로 더 빠른 효과를 줄 수 있다.

시작부터 전력으로 힘을 쓸 필요가 줄어들었으니 4회 이후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전력으로 던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카지노사이트 7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문동주는 1·2회에는 패스트볼 구속이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주자가 없을 때는 힘을 아끼다가, 주자가 있거나 위기 상황 때 갑자기 구속을 끌어올려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6회까지도 힘이 떨어지지 않았고, 결국 6회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는 원동력이 됐다. 한화 벤치가 100구에 이른 문동주를 교체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여전히 공에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동주도 경기 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회에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조금 이런 상황들을 많이 만나보고 하다 보니 조금씩 내 스스로 다양한 방법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마운드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흥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다”면서 “(6회에는) 솔직히 바뀌는 줄 알았다. (양상문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지금 괜찮으니까 자신 있게 가자고 말씀해 주셔서 자신 있게 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카지노사이트

구속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문동주는 “구속에 대한 부분은 아예 신경을 안 쓰고 있다. 조금 낮게 나오는 것 같지만 언제든지 내가 힘을 쓰면 그 정도의 구속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먹기에 따라 자신의 최고 구속을 낼 수 있는 몸 상태는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구속을 만들려고 오히려 힘을 쓰다가 내 밸런스가 무너지는 일들이 최근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자제를 한다. 그렇게 힘을 아끼는 것은 아닌데 일정하게 같은 힘을 쓰려고 하다 보니 구속이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토토사이트

완급 조절은 바로 곁에 아주 환상적인 롤모델이 있다. 바로 류현진이다. 류현진도 전성기 당시 언제든지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매번 150㎞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었다. 상황에 따른 완급 조절에 능했다. 메이저리그 초창기에도 괴물들이 득실대는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속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양상이 있었지만, 오히려 진짜 전성기를 맞이한 것은 부상 이후 떨어진 구속을 완급 조절과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만회했던 2019년이었다. 토토사이트

160㎞를 던져도 단조로운 ‘머신’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문동주는 올해 공을 던지는 ‘투수’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좋은 경험, 나쁜 경험 등 다양한 경험을 습득하면 더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밸런스를 안정시킬 수 있다면 그 토대 하에서 더 빨라지는 공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 그리고 한국 야구를 생각해도 즐거운 진화가 시작됐다. 파워볼사이트